[영원한 추억] 편 세계관(1) - 야에 사쿠라

2017/11/22

옛날에 어느 마을에 여우 신을 모시는 신사가 있었고, 신사의 무녀들은 그 여우 신을 대대로 섬겨왔다.


그리고 그 마을에는 신을 위해 수 년에 한 번, 마을의 소녀들을 제물로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

그리고 그 해의 제물로 선택된 소녀는 무녀가 가장 사랑하는 여동생이었다.


무녀는 여동생을 지키려했지만, 의식은 그녀의 계획보다 하루 앞당겨져 진행되었다.
이를 나중에 알게된 무녀는 제단을 향해 달려갔지만, 그곳엔 이미 체온을 잃은 여동생만이 제단에 바쳐져있을 뿐이었다.
무녀는 여동생의 차가운 몸을 신사의 벚나무 아래에 묻고, 자신의 감정 또한 마음 속 깊은 곳에 함께 묻어버렸다.
그 무녀의 이름은 ‘야에 사쿠라’ 였다.




그 일이 있은 지 4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소녀는 여전히 어두운 절망 속에 갇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카렌 카스라나’가 우연히 그녀의 세계로 들어왔다.
그 강한 운명에 이끌려 조우하게 된 두 사람. 카렌은 사쿠라에게 바깥 세상을 알려주고, 동생을 잃은 슬픔을 보듬어주었다.

하지만 사쿠라는 여전히 고통 속에 있었다.
“부탁이야, 누구라도 좋으니 날 도와줘!”
그녀의 마음 한 켠엔 항상 고통에 찬 슬픔의 메아리가 울려댔다.



그 때, 무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다름아닌 상자 속의 악마였다.

“복수할 힘을 주겠다”
카렌이 가지고 온 상자 속의 악마는 자신을 받아들이라고 속삭였고, 망설이던 소녀는 악마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그 순간, 상자에선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한 보라색의 빛이 쏟아져 나왔다.


악마의 힘을 얻은 소녀는 신을 농락하여 여우의 귀가 자라고, 그 죄로 말미암아 제물의 칼날을 더럽혔다. 소녀가 갖고 있던 원한은 증오가 되어 신을 저주할 힘을 주었고, 카렌은 그 힘으로 마을을 부수려고 하는 사쿠라를 전력으로 막았다.
격렬한 결투 끝에, 카렌 카스라나의 창이 소녀의 어깨를 꿰뚫었다. 창에 찔리는 순간에도 그녀는 단지 춥다고만 느낄 정도로 고통에 무감각해져있었지만, “뚝…뚝…” 하고 떨어지는 카렌 카스라나의 눈물이 소녀의 얼굴을 적셨고, 여태껏 느껴보지 못했던 따스함이 소녀를 감싸 안았다.